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 감염증(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iaceae, CRE)은 최근 ‘악몽의 내성균’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것이 무엇인지, 증상, 치료, 예방법 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 감염증이란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 감염증은 카바페넴 계열 항생제와 광범위 β-락탐제(beta-lactam antibiotics)에 대한 내성을 가지고 있는 장내세균속균종에 의한 감염증을 일컫는 말입니다. 즉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균에 의해 걸리는 감염증이며 약에 내성이 있는 만큼 치료가 쉽지 않습니다.
원인과 감염 경로
원인이 되는 병원체는 항생제인 이미페넴(imipenem)이나 메로페넴((meropenem) 등과 같은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가진 폐렴 간균(Klebsiella pneumoniae)이나 대장균(Escherichia coli) 등의 장내 세균과 박테리아입니다.
주로 감염 방어 기능이 저하된 환자나 수술 직후의 환자, 항생제를 장기간 사용하고 있던 환자들이 감염됩니다.
감염 경로는 균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주로 접촉 감염입니다. 호흡기 감염을 일으킨 경우, 거기에서 비말의 형태로 전파될 수 있습니다. 손 씻기나 소독이 잘 안된 상태로 오염된 의료 기기를 다루거나 깨끗하지 않은 의료 종사자의 손 등을 통해 감염될 수 있습니다.
왜 문제인가?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은 높은 내성을 가지고 있어서 치료가 상당히 어려운 것이 첫 번째 이유입니다. 또 하나의 이유로는 CRE 감염자의 수가 급증하고 세계적인 확산을 보이는 것도 들 수 있습니다.
카바페네 내성 장내세균 감염증은 카바페넴계 항생제뿐만 아니라 페니실린 및 세펨계 항생제(cephem antibiotics)에도 내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β-락탐계 항생제는 거의 모두에게 내성을 나타냅니다.
또한 CRE는 β-락탐계 항생제 이외의 항생제에 대한 내성 유전자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비율이 높고, 뉴퀴놀론계 항생제나 아미노글리코사이드계 항생제 등에도 내성을 나타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카바페넴 감염증 증상
장내세균속균이 일으키는 감염증과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폐렴을 일으키면 발열, 가래, 흉곽 통증 등이 나타납니다. 요로에 감염되면 소변을 자주 보거나, 옆구리 통증, 발열, 소변볼 때마다 통증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수술 부위 및 외상 부위 감염되면 카테터 관련 혈류 감염증(Catheter-related infection), 패혈증, 수막염 등 균의 종류, 감염 개소에 따라 다양한 감염 증상이 나타납니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무증상으로 장에 보균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 카테터 관련 혈류 감염증: 혈관에 수액 주입을 실시하는 카테터를 통하여 혈액이 세균에 감염되어 버리는 감염증입니다. 카테터 국소 부위를 감염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감염되는 경우도 있어 때때로 중증화해 생명에 지장이 생길 수 있습니다.
- 패혈증: 혈액에 세균이 침입하여 발생하는 감염으로, 전신성 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전형적인 전신성 반응으로서는 발열, 염증, 백혈구 수의 증가, 심박수의 증가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치료는 어떻게?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 감염증에 단독으로 유효한 항생제는 한정적입니다. 기존 항생제 중에서는 콜리스틴(colistin)이나 티제사이클린(tigecycline)을 우선 후보로 뽑을 수 있습니다. 티제사이클린은 혈액 농도가 낮은 탓에 중증 질병에는 사용이 어렵고 콜리스틴은 신장 독성의 문제점이 있어 사용이 제한적입니다. 따라서 일단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 감염증이 발병하면 알맞은 치료제가 매우 적어서 치료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항생제 중에는 CRE 감염증에 대해 효능이 기대되는 것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세프타지딤/아비박탐(ceftazidime-avibactam CAZ/AVI)은 β-락타마제 억제제의 아비박탐과 3세대 세팔로스포린의 세프타지딤을 조합한 것이며, 클래스 A, C 및 일부 클래스 D β-락타마제 생산균에 항균성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현재까지의 검사 결과에서는 KPC생산균에 대해서도 양호한 항균 활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고 합니다. 그 이외에 개발 중인 항생제 중에도 CRE에 유효성이 기대되는 약제가 있지만, 구체적으로 언제쯤 임상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한 상황입니다.
예방의 포인트
건강한 사람이라면 카바페넴 감염증을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대부분 병원에 장기간 입원 중이거나 인공호흡장치나 도뇨관을 사용하는 환자, 중환자실 환자와 같이 항생제에 노출이 길었던 중환자에게서 발생합니다.
만약 병원에 입원한 환자라면 손 씻기와 소독, 개인위생을 특별히 신경 쓰도록 합니다. 또, 보호자도 감염될 수 있으므로, 환자의 대소변 등의 처치나 오물 처리 시에 꼭 장갑을 사용하고, 처리 후에는 비누를 사용해 흐르는 물에 손을 씻으신다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병원 내 감염 대책으로, 손잡이, 난간 등 손이 닿는 장소를 소독하고 환경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인공호흡기 등의 의료 기구나 화장실을 철저히 소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해외에서의 치료한 이력이 있다면, 무증상으로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을 보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의료 기관을 방문했을 때는 해외에 다녀온 것을 의사에게 전달해 주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