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티푸스 혹은 파라티푸스란?

장티푸스와 파라티푸스는 오염된 물, 음식에 의해 걸리는 급성 전신 발열성 감염병입니다. 예전에는 한국에서도 많이 발병하던 병이지만, 상하수도 수질이 개선되고 개인위생 인식이 높아지면서 이제는 보기 드문 병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개발도상국으로 해외여행을 가면 종종 걸리곤 하는 질병입니다.

장티푸스 혹은 파라티푸스는 어떤 병인가?

장티푸스(typhoid fever)는 세균의 일종인 살모넬라 속의 티푸스(Salmonella Typhi)균, 또는 파라티푸스 A균(Salmonella paratyphi A)에 의해 야기되는 감염병입니다. 티푸스균의 감염으로 일어나는 것을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A균의 감염으로 일어나는 것을 파라티푸스라고 부릅니다.

주로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에서 발생해 유행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인간에게만 감염되어 환자나 보균자(병원체를 체내에 보유하고 있지만 감염증이 발병하지 않는 사람)의 비말이나 소변으로 오염된 식품이나 물을 섭취함으로써 확산됩니다.

국내에서도 전후에 걸쳐 대표적인 감염증의 하나였지만, 환경이 정비되어 위생이 개선되면서 환자 수가 감소해 왔습니다. 현재 국내 환자는 해외에서 감염되는 경우가 대다수이며, 출입국 이력이 없는 환자나 식중독 사례가 아주 드물게 보고되고 있습니다. 잠복기간은 2주 전후로 발열, 설사 또는 변비, 드물게 장 출혈을 일으킵니다.

감염 원인

일반적으로 박테리아를 포함한 물과 음식을 통해 감염됩니다. 음식에 의해 티푸스균이 섭취되면 세균이 증식하여 혈류를 타고 퍼져 나가게 됩니다. 잠복기간 내에서도 사람에게 전파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용변을 본 후에 손을 제대로 안 씻은 상태에서 다른 사람에게 음식을 준비한다든지 제공하는 것으로 감염이 퍼지기도 합니다. 위생 설비가 갖추어지지 않고, 안전한 물의 이용이 불가능한 개발도상 지역을 중심으로 발병의 위험도가 매우 높고, 생명을 위협하는 감염증이므로 예방 및 주의가 필요합니다.

장티푸스 증상

평균 8~14일의 잠복기가 있어 체온이 서서히 상승하며 38℃ 이상의 고열이 일어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주마다 증상이 바뀌는 경우가 많아, 1주째는 열이 단계적으로 올라가고 최고 39~40℃ 정도까지 됩니다. 2주째는 40℃의 고열이 계속되고, 무기력증, 기침이나 발진, 설사를 일으킵니다.

중증이 되면 의식장애나 난청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3주째는 고열과 미열을 반복하여 장 출혈이나 장천공(장벽에 구멍이 뚫리는 것)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4주째부터 해열하기 시작하며 호전되어 갑니다. 적절한 치료 시 치사율은 1% 내외로 낮은 편입니다. 그러나 치료받지 않아서 중증 합병증을 일으키면 치사율이 10~20%까지 높아지므로 빠르게 의료기관에서 치료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검사 및 진단

상담으로 최근 2개월 이내의 개발도상국 등에의 해외 출입국 이력을 조사한 후, 혈액이나 변, 소변, 담즙, 골수 등에서 티푸스균, 파라티푸스 A균의 유무를 조사하는 세균 검사를 실시합니다. 그러나, 혈액이나 대변 배양 검사에서의 균 검출률은 낮은 편이기 때문에 의심스러운 사례의 경우에는 배양 검사를 여러 차례 실시하기도 합니다.

반면 골수 배양검사에서는 비교적 검출률이 높습니다. 또한 환자가 최근까지 감염 리스크가 높은 환경에 놓였거나, 수일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열이 상승하는 증상을 보이는 등 감염이 의심된다면 임상 진단을 실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치료법

증상의 유무와 관계없이 감염된 사람에게는 기본적으로 항생제가 사용됩니다. 이전에는 가장 첫 번째로 퀴놀론(quinolone)계 항생제인 시프로플록사신(ciprofloxacin)을 투여했으나, 내성을 가지는 균이 출현하자 현재는 제3세대 세팔로스포린(cephalosporin)이나 아지트로마이신(azithromycin) 등의 아미노 페니실린계 항생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유행지에서는 다양한 내성을 가진 균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투약 전의 혈액 배양 채취, 검출균의 확인이 중요합니다. 적절한 항생제로 치료를 시작해도 얼마간은 발열이 계속 이어지지만 3~5일 후부터 서서히 열이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5일 이내에 해열되지 않는 경우에는 다른 항생제로 바꾸어 치료합니다. 또한 장 출혈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절대 안정과 휴식을 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올바른 치료를 하지 않으면 만성 보균자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예방/치료 후 주의할 점

장티푸스나 파라티푸스 유행지에 방문했을 때는, 생야채나 상온에서 준비 또는 보존된 식품을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또, 물은 끓여 먹고 얼음은 먹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가축 등에 닿은 경우나 대소변을 본 후에는 비누를 사용하여 손을 깨끗하게 씻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