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균 혹은 부티르산이란?

낙산균(Clostridium Butyricum)은 유산균, 비피더스균처럼 프로바이오틱스의 한 종류이며 낙산 또는 부티르산(butyric acid)을 생성하는 균입니다. 유산균보다 생존력이 강하고 효능도 강력하다고 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장내 세균에 의해 만들어지는 부티르산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낙산균 또는 부티르산균이란?

우리는 장내 박테리아와 공존합니다. 장내 세균은, 우리의 건강 유지에 필수적인 다양한 물질을 만들어 줍니다. 이러한 물질의 대표격이 바로 단쇄 지방산의 일종, 부티르산(라쿠산, 영국: butyric acid)입니다. 낙산균은 대장에 존재하는 장내 세균으로, 부티르산(낙산)을 만들어내는 세균의 총칭입니다.

대표적인 낙산균으로는 Faecalibacterium(피칼리박테리움), Anaerostipes(아나에로스티프스), Agathobacter(아가토박터), Anaerobutyricum(아나에로부티르컴), Roseburia (로제브리아), Butyricimonas(부티릭시모나스) 등이 있습니다.

이처럼 다수의 세균이 부티르산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량 자체는 비교적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티르산은 경구로 섭취해도 위와 소장에서 흡수되어 버려 대장에 거의 도달하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장에서 부티르산을 생산하는 낙산균은 매우 중요한 존재입니다.

우리의 면역력을 증진시켜주는 부티르산

그렇다면 부티르산은 우리의 건강 유지에 어떤 도움을 줄까요? 장 속의 부티르산은 면역 과잉 반응을 억제하는 세포(제어성 T세포)를 증식시키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즉, 낙산균은 면역 조절 T세포의 분화를 유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T세포는 Treg라고도 불리며, 가진 이펙터세포의 이물질 거부 반응을 억제하고, 음식 알레르기나 염증의 원인이 되는 과도한 면역 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줍니다. 또 아폽토시스(apoptosis, 세포가 스스로 사멸)를 촉진해 대장암을 예방하거나, 항염증 작용에 의해 장 속 염증을 억제하는 기능을 합니다.

또한, 부티르산은 혈류로 이동하여 다양한 조직에 있는 단쇄 지방산 수용체인 GPR41이나 GPR43, GPR109A에 결합하여 활성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 통해 에너지 대사와 면역을 조절하고, 신체의 항상성 유지에 도움을 줍니다.

대장에서의 역할

부티르산은 앞서 언급했듯이 대장 상피 세포의 주요 에너지 원이며 대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데 필수적인 물질입니다. 장에는, 유해한 균이나 물질 등이 체내에 침입하지 않게 하는 장벽 기능이 있지만, 이 기능을 강화해 주는 것도 부티르산입니다.

예를 들어, 뮤신의 생산을 촉진함으로써 점막층을 강화하여 장의 장벽 기능 유지에 도움을 주거나, 장 점막의 유지 및 회복에 기여하는 뮤신 관련 펩티드인 Trefoil Factors(TFF)의 생성하는 데 기여합니다.

다만, 장의 장벽 기능을 강화하는 부티르산의 농도에는 적정 범위가 있으며, 이 농도가 너무 높아지면, 아폽토시스를 유발하여 오히려 장의 장벽 기능을 파괴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장내 세균총에서 낙산균의 비율은 너무 높지도 적지도 않은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뇌와 자율신경계에 미치는 영향

뇌와 장은 양방향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러한 관계를 장-뇌 축(gut-brain axis)이나 뇌장 상관(brain-gut interaction)이라고 부릅니다.

장-뇌 축(gut-brain axis)의 양방향 상호 작용은 중추신경, 신경 면역 경로, 신경 내분비 경로 등 다양한 경로에서 발생하지만, 부티르산은 그러한 축을 통해 작용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우리의 뇌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혈액, 뇌, 장벽을 통과하는 능력을 갖춘 부티르산은 중추신경과 시상하부를 활성화시켜 인간의 식욕과 섭식 행동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다만, 부티르산의 장-뇌 축(gut-brain axis)을 통한 영향에 관해서는 아직 밝혀질 부분이 많기 때문에 확실하게 말하기 위해선 연구가 더 이루어져야 합니다.

낙산균을 늘리는 방법?

낙산균을 함유한 식품은 거의 없기 때문에 식사로 낙산균을 섭취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몸속 부티르산 박테리아를 늘리는 데 유용한 방법은 장내 세균의 먹이가 되는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는 것입니다. 해조류와 과일, 곡류와 콩, 미역, 다시마, 콩, 고구마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식이섬유의 하루 섭취량 기준은 성인 남성이 21g 이상, 성인 여성이 18g 이상(18~64세)입니다. 그러나 매일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바쁜 일상을 보내는 현대인들에겐 낙산균이 배합된 영양제를 드시는 것이 제일 확실한 방법입니다.

운동도 장내의 부티르산균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숨이 찰 정도의 약간 강도가 높은 운동을 30~60분간, 일주일에 3회씩 6주간 꾸준히 하는 것만으로, BMI와 관계없이 낙산균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특히, 정상 체중이거나 마른 사람에게서 더 효과가 크다고 합니다. 운동 후에는 다시 낙산균의 비율이 줄어든다는 연구도 있으니 계속해서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여기까지 낙산균이 우리의 건강을 유지하고 면역력을 어떻게 증진하는지 알아보았습니다. 규칙적인 생활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균형 잡힌 식사, 충분한 수면, 꾸준한 운동을 통해 우리 모두 건강을 똑똑하게 지키면 좋겠습니다.